대통령 “호남엔 왜 카지노 없나”…새만금 ‘공공형 복합리조트’ 논의 재점화

재명 대통령의 외국인 카지노 공공성 발언을 계기로 전북 새만금 카지노 복합리조트 구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공공성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호남 지역 카지노 공백 문제를 직접 지적하면서, 과거 전북도가 추진했던 새만금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달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외국인 카지노 인허가 정책을 두고 강도 높은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카지노는 국가가 특수한 목적으로 허가한 일종의 도박장인데, 왜 상당한 수익이 나는 사업을 특정 민간 기업이나 개인에게 맡기느냐”며 “이런 사업은 공공 영역이 담당해 수익을 공적으로 환원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국내 18개 카지노 중 14곳이 민간 운영 체제인 상황에서, 카지노 산업 구조를 ‘공공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호남엔 왜 카지노 없나”…지역 편중 문제 직접 거론

특히 이날 업무보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카지노 지역 편중 문제를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 카지노 운영 현황을 살피던 중 호남 지역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없다는 점을 짚으며 “왜 호남에는 없나. 수요가 없어서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자체의 유치 희망 신청은 있으나, 수요 조사 등 실무 검토 결과는 아직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없는데 지자체는 왜 유치를 요구하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고, 최 장관은 “카지노가 있으면 관광객이 더 늘 수 있다는 기대도 있어 해당 부분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새만금 카지노 복합리조트, 다시 불 붙나

이 같은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전북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카지노 복합리조트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북은 과거부터 새만금 내부 개발을 촉진할 핵심 동력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또는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유치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그러나 사행성 조장 논란과 중앙정부의 부정적 기류에 가로막혀 논의는 번번이 중단됐다.

실제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국회의원 시절인 2016년, 새만금에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관광타운·복합리조트 도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새만금특별법 개정안 발의와 정책 토론회 개최 등 구체적인 입법·정책 행보를 보인 바 있다.

“공공형 카지노” 새 변수 될까

이후 2021년 2월, 새만금개발청이 진행한 ‘새만금 2단계 기본계획’ 관련 재정 용역에서도 막대한 개발비를 감당할 자체 수익원으로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가장 최근인 올해 10월에는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이 언론 기고와 인터뷰를 통해 “새만금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오픈 카지노와 숙박·쇼핑·공연이 결합된 복합리조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새만금을 ‘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들 카드로 카지노를 제시해 지역 사회에서 찬반 논쟁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통령 발언이 기존 민간 중심 카지노 모델이 아닌 ‘공공형 카지노’라는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새만금 복합리조트 논의가 단순 재탕이 아닌 정책 전환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여전히 사행성 논란, 수요 검증, 법·제도 개편이라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실제 사업 추진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